당신의 아골 골짜기는 어디입니까?
여호수아가 리더가 되어 가나안 땅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진격했고, 여리고성을 함락시켰습니다. 이스라엘 민족 측의 피해는 하나도 없었을 만큼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이도 그럴 것이 오직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온전히 100% 순종했기에 당연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이런 승리에 취해서 그만 '아간'이라는 사람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하나님께 바친 물건에 손을 대어 자신의 것으로 삼았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온전히 바친 물건으로 말미암아 범죄하였으니
이는 유다 지파 세라의 증손 삽디의 손자
갈미의 아들 아간이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졌음이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진노하시니라
[여호수아 7 : 1]
내가 노략한 물건 중에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그 무게가 오십 세겔 되는 금덩이 하나를 보고
탐내어 가졌나이다
보소서 이제 그 물건들을 내 장막 가운데
땅 속에 감추었는데
은은 그 밑에 있나이다 하더라
[여호수아 7 : 21]
아간은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200세겔, 금 50세겔을 취했습니다. 전쟁에서의 첫 승리였으니 얼마나 기념을 하고 싶었을까요? 아간의 마음이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이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행위였기에 변명의 여지없이 하나님 앞에서 완전한 '죄'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는 이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십니다.
여호수아가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우리를 괴롭게 하였느냐
여호와께서 오늘 너를 괴롭게 하시리라 하니
온 이스라엘이 그를 돌로 치고
물건들도 돌로 치고 불사르고
그 위에 돌 무더기를 크게 쌓았더니
오늘까지 있더라
여호와께서 그의 맹렬한 진노를 그치시니
그러므로 그 곳 이름을
오늘까지 아골 골짜기라 부르더라
[여호수아 7 : 25~26]
이 죄의 대가가 집행된 장소가 바로 '아골 골짜기'입니다. 이곳은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죄'를 상징하는 곳이 되었을 것입니다. '아골'의 뜻이 '괴로움'인 것을 보면 이스라엘 민족이 아간의 죄로 인해 얼마나 큰 괴로움을 겪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이 괴로움에는 아이성 전투 1차전에서의 쓰라린 패배의 괴로움도 더해져 있겠지요.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이 '아골 골짜기'를 근처에도 가면 안 되는 더러운 '죄'의 상징으로 보고 계실까요?
공교롭게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와 호세아 선지자를 통해 이 '아골 골짜기'를 언급하고 계십니다. 그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론은 양 떼의 우리가 되겠고
아골 골짜기는 소 떼가 눕는 곳이 되어
나를 찾은 내 백성의 소유가 되려니와
[이사야 65 : 10]
거기서 비로소 그의 포도원을 그에게 주고
아골 골짜기로 소망의 문을 삼아 주리니
그가 거기서 응대하기를
어렸을 때와 애굽 땅에서
올라오던 날과 같이 하리라
[호세아 2 : 15]
이 말씀들이 풍기는 뉘앙스가 어떤가요? '더러운 죄악 가득한 곳'처럼 느껴지시나요?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이곳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이 회복되는 곳으로 묘사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호세아 선지자를 통해 우상인 바알을 버리고 '나의 신랑'이 되어주실 주님을 부르는 소망의 문으로 삼으시겠다고 선포하셨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죠? 더러운 죄악으로 인한 대가가 집행된 곳이 '회복'과 '소망의 문'이 된 것이 말이죠.
죄를 지은 이들이 그 대가를 치르는 오늘날의 교도소를 생각해 봅시다. 교도소가 새롭게 들어온다고 하면, 그 동네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거나 소망을 품고 기뻐하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주변 집 값이 떨어지고, 동네 분위기 망친다고 반대시위가 벌어지곤 하지요.
이게 상식적인 반응인데, 하나님께서는 굳이 이런 죄악의 대가가 치러진 곳을 '회복'과 '소망의 문'으로 여겨주신 것입니다. 도대체 왜?!일까요? 그 비법은 바로 요한계시록에 녹아있습니다.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요한계시록 2 : 4~5]
이 말씀은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를 향한 말씀 중 첫 번째 교회인 에베소 교회를 향해 '처음 사랑을 버렸다'라고 책망하시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책망하시면서 어떻게 이를 극복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십니다. 그 첫 단계가 바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입니다.
'아골 골짜기'는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처음 저지른 죄의 대가를 집행한 장소입니다. 이렇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한 곳이지만,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되지 않을까요? 즉, 아골 골짜기는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소망의 문'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는 이사야와 호세아 선지자를 통해 이곳을 '회복'과 '소망의 문'으로 묘사하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하나님 앞에서 내 입으로 차마 고백하기도 부끄러운 죄를 저지른 기억을 떠올릴만한 장소, 물건 등이 있지 않나요? 그것이 바로 우리의 '아골 골짜기'이지 않을까요? 이를 바라볼 때 그저 '나의 죄를 들춰내는 부정적인 동기부여 버튼'과 같이 인식하지 맙시다. 오히려 하나님을 향한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첫 단계인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체크하고 다시 처음 행위를 회복함으로 처음 사랑을 다시금 우리 마음에 품게 만들어주는 '소망의 문'으로 만들어봅시다.
양화진을 보십시오. 선교사들이 죽임을 당한 절망적인 역사의 집합체입니다. 이곳을 크리스천들이 방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땅의 복음 전파의 시발점을 되새기며 이 땅을 '회복'하는 '소망의 문'을 방문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 그리고 대한민국에 아골 골짜기와 같은 죄악의 대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습니다. 이를 더러운 접근 해서는 안 되는 곳이 아닌, 우리와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대한민국을 '회복'시키는 '소망의 문'으로 여기고 거룩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