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해와 달이 멈췄을까?
성경에는 유명한 논란거리들이 몇 가지 있다. 천지창조, 노아시대의 홍수 이야기, 바벨탑 사건,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 갈라진 홍해, 예수님의 부활 등이 좋은 예이다. 이 List에 빠질 수 없는 사건이 바로 여호수아 시대 잠시 멈춘 해와 달 이야기이다.
여호와께서 아모리 사람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넘겨 주시던 날에
여호수아가 여호와께 아뢰어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이르되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서 그리할지어다 하매
태양이 머물고 달이 멈추기를
백성이 그 대적에게 원수를 갚기까지 하였느니라
야살의 책에 태양이 중천에 머물러서
거의 종일토록 속히 내려가지 아니하였다고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
[여호수아 10 : 12~13]
이 사건이 있던 시기는 대략적으로 B.C 1400 년 정도로 여겨진다. 이 사건이 진짜 일어났던 역사라면, 해와 달이 멈췄으니 전 세계적으로 난리가 났었을 것이다. 즉, 가나안 지역 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동일한 역사적인 기록들이 있어야 한다.
공교롭게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아폴로의 아들인 파에톤은 태양의 행로를 하루 동안 방해한 적이 있었고, 뉴질랜드의 마오리 사람들은 그들의 영웅 마우이가 태양이 뜨기 전에 일출 시간을 멈췄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으며, 멕시코의 쿠아우티틀란 연대기에는 밤 시간이 연장되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이런 기록만으로 납득이 되고 이 사건이 진짜 일어난 역사로 믿어지는가?
이 사건은 단순한 역사적인 기록에 대한 논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으로도 논쟁이 뜨겁다.
"지구가 자전을 멈춘 것이다!"
"지구가 자전을 갑자기 멈추면 관성에 의해 사람을 포함하여 지상의 모든 물체가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날아가야 한다! 이런 일이 없었으니 이는 소설에 불과하다!"
"지구의 자전축이 흔들린 것이다!"
"태양의 빛이 굴절돼서 일시적으로 빛이 이 지역에만 장시간 비춰진 것이다!"
낮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 수많은 가설을 세우고 각자의 방법으로 이를 증명하기 위해, 또는 실제 해와 달이 멈춘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온갖 물리 법칙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접근하는 것은 우리의 '믿음'을 더 확고히 다지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이런 역사적, 과학적 근거들만 추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묵상글의 제목과 같이 '의심'이 생길 수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행하신 기적은 인간이 정리한 역사와 과학의 프레임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0% 만족할만한 설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괜히 서두에 성경에서 논란이 되는 주제를 나열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뜨거운 감자와 같은 논란의 말씀을 어떤 입장으로 바라봐야 할까? 다양한 접근법이 있겠지만, 이번 묵상에서는 여호수아의 '믿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님을 진짜 '전능하신 유일신'으로 믿고 있는가? 이 질문은 우리네 신앙을 점검할 수 있는 예리한 검과 같은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당당히 "YES!"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여호수아가 아닐까 싶다. 이에 대한 근거는 여호수아의 선포 안에 있다. 해와 달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 "여호와께 아뢰어" 해와 달에게 명령했다. 해와 달마저도 하나님께 순종하며, 하나님께서는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믿었기에 가능한 선포이지 않겠는가? 더욱이 아모리 족속은 태양과 달을 숭배했다고 한다. 하나님께 아뢰어 해와 달이 멈췄다는 것은 그들이 신으로, 아니 우상으로 여기는 것들 마저도 하나님께 복종한다는 것을 온 천하에 드러난 사건인 것이다. 즉, 오직 하나님만이 '유일신'임이 완벽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예리한 질문을 각자 자신에게도 던져보라. 과연 자신 있게 "YES!"를 외칠 수 있는가?
성경은 이 세상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 아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이 세상의 난제들을 모아놓은 책도 아니다. 하나님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절절하게 녹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바로 성경인 것이다. 세상은 이 하나님의 말씀의 진위여부에 집착한다. 하지만 우리는 성경의 무오성 위에 우리의 믿음을 쌓아 올려야 한다. 즉, 과학자들이나 고고학자들이 성경과 모순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할 때마다, 우리는 성경에는 오류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믿고 그들이 제시하는 주장의 오류를 날카롭게 짚어내야 한다.
"나는 역사도 모르고 과학도 모르는데?"
"내 전공과는 상관없는 분야이니, 나 말고 전문가들이 알아서 잘 대응하겠지..."
이런 안일한 태도를 취하지 말자. 모르면 공부해야 한다. 내 분야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물론, 이 분야를 전공하신 크리스천들이 최전방에서 진리를 지키기 위한 전투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투가 최전방에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말자. 만약에 내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 성경의 논쟁거리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은 '나'에게 물어보게 되어있다. 그때 정확한 답변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에게 물어본 사람들은 성경을 향한 '의심'만 커지게 될 뿐이다.
'저렇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도 이런 건 모르나 보네...'
이와 같이 생각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무지'가 누군가의 '의심'으로 연결된다면 이 또한 엄청난 회개거리이지 않겠는가? 더욱이 교회학교 교사들은 교회학교 학생들에게 더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아이들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해주지 못한다면 이 아이들은 '의심'을 품은 채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세상의 관점으로 교육을 받다 보면 이 '의심'이 '확신'이 되어 교회를 떠나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들의 성경을 향한 '의심'을 올바른 '믿음'으로 이끌고, 이 '믿음'에 기반하여 세상 교육을 향한 '의심'을 품고 올바른 '성경적 진리'를 추구하는 아이들이 되도록 양육하는 것이 교회학교 교사의 사명이 아니겠는가?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먼저 공부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교사라는 직분을 가볍게 여기지 말자. 끊임없이 공부하고, 뜨겁게 기도하고, 끝까지 성경을 붙들고 진리 안에 거하며 아이들을 양육하는 멋진 교사들, 그리고 크리스천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