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곳곳에 제비뽑기의 장면이 등장한다. 가나안 땅을 분배하는 과정과, 각 지파별로 분배한 땅 중 레위 자손에게 돌아갈 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제비를 뽑는다. 이 과정에서 '제비를 어떤 방식으로 했을까?' 라는 제비뽑기 방식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다.
특정 땅의 주인을 결정하기 위해서 12지파의 이름을 제비에 적어놓고 제비를 뽑는 방식과, 특정 지파가 자신들의 분깃이 될 땅의 이름을 제비에 적어놓고 제비를 뽑는 방식 2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호수아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땅 분배 시 적용된 방식은 무엇일까?
레위 자손 중 그핫 가족들에 속한
아론 자손이 첫째로 제비 뽑혔으므로
(these towns were assigned
to the descendants of Aaron
who were from the Kohathite clans
of the Levites,
because the first lot fell to them):
[여호수아 21 : 10]
한글 성경을 보면 "아론 자손이 첫째로 제비 뽑혔으므로"라고 되어있다. 이를 통해 각 제비에 지파별로, 레위 자손의 가문별로 이름을 적어놓고 해당 땅의 주인을 뽑는 방식이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영어 성경을 보면 다르다. "because the first lot fell to them" 라고 되어있다. 이를 번역하면 "첫 번째 제비가 그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다. 즉, 땅이나 성읍의 이름이 적힌 첫 번째 제비가 아론 자손에게 돌아갔다는 뜻이다.
땅 분배를 위한 다른 제비뽑기 장면도 함께 살펴보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그들의 기업을 제비 뽑아
아홉 지파와 반 지파에게 주었으니
Their inheritances were assigned
by lot to the nine-and-a-half tribes,
as the LORD had commanded
through Moses.
[여호수아 14 : 2]
또 유다 자손의 지파가
그들의 가족대로 제비 뽑은 땅의 남쪽으로는
에돔 경계에 이르고
또 남쪽 끝은 신 광야까지라
The allotment for the tribe of Judah,
clan by clan, extended down to the
territory of Edom,
to the Desert of Zin in the extreme south.
[여호수아 15 : 1]
므낫세 지파를 위하여 제비 뽑은 것은
이러하니라 므낫세는 요셉의 장자였고
므낫세의 장자 마길은 길르앗의 아버지라
그는 용사였기 때문에
길르앗과 바산을 받았으므로
This was the allotment for the tribe
of Manasseh as Joseph's firstborn,
that is, for Makir, Manasseh's firstborn.
Makir was the ancestor of the Gileadites,
who had received Gilead and Bashan
because the Makirites were great soldiers.
[여호수아 17 : 1]
"그들의 기업을 제비 뽑아"
"그들의 가족대로 제비 뽑은 땅"
"므낫세 지파를 위하여 제비 뽑은 것"
이 표현들을 고려하면, 제비에 '땅'을 적어놓고 제비를 뽑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이런 방식으로 이끄시지 않을까?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을 정해놓으시고 그 일을 담당할 사람의 '이름'을 제비 뽑듯이 고르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이 감당할 땅과 같은 '일'을 제비 뽑듯이 정하시지 않을까? 즉,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을 향해 최적화된 하나님의 사명을 주신다는 것이다.
경쟁이 심한 기업에서는 동일한 프로젝트를 2~3개 팀들에게 진행하게 하고, 그 성과가 가장 좋은 결과물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최고의 결과물을 극한의 경쟁을 통해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흔히 스포츠 경기에서도 이런 방법이 많이 사용되곤 한다. 축구를 예로 들어보면, 같은 포지션에 2~3명의 선수를 채용해서 경쟁을 시키는 것이다. 그중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는 선수를 실제 경기에 투입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박지성이 감독을 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저는 선수들을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지 못하겠어요. 그래서 감독은 저랑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방식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고의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팀 운영 방식이었고, 선수들은 매 훈련 때마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지 않으면 경기에 뛸 수 없었다. 이것이 전 세계 최고의 명장이라고 불리던 사람의 선수 기용 방식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방식은 이런 잔인한 방식이 아니다. 처음부터 각 사람에게 최적화된 일을 맡겨주신다. 물론, 각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일이 도전적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명령하신 일이라면 우리에게 최적화된 것이니 하나님의 권능의 오른손을 붙들고 나아가면 멋지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모르겠는데?"
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자가 있는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조상들에게 맹세하사
주리라 하신 온 땅을 이와 같이 이스라엘에게
다 주셨으므로
그들이 그것을 차지하여 거기에 거주하였으니
여호와께서 그들의 주위에 안식을 주셨으되
그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대로 하셨으므로
그들의 모든 원수들 중에
그들과 맞선 자가 하나도 없었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그들의 모든 원수들을
그들의 손에 넘겨 주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말씀하신
선한 말씀이 하나도 남음이 없이 다 응하였더라
[여호수아 21 : 43~45]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빠짐없이" 땅을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할당하신 일을 누락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주실 '비전' 타령을 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허락하신 삶을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왔는지를 점검해 보라. 학창 시절 공부는 하지 않았으면서 비전을 모르겠다고 징징거리면 어느 순간 "딱!" 하고 비전이 눈앞에 나타날 것 같은가? 오히려 "딱!" 하고 미혹을 뿌리기 좋은 텃밭이 되지 않겠는가?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정확히 아시고, 우리에게 최적화된 삶으로 우리를 이끄신다. 우리는 이 이끄심에 순종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순종은 하지도 않으면서 하나님을 원망하는 어리석은 삶이 되지 말자.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주실 하나님의 '일'을 매칭시키시면서 우리에게 은혜를 퍼부어주실 기쁨으로 가득 차 계실 것이다. 이 은혜를 만끽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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