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감람산을 기도처로 삼으셨다. 습관을 따라 감람산으로 가셔서 기도하셨고, 제자들에게도 이곳에서 기도를 시키셨다.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
그 곳에 이르러 그들에게 이르시되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하시고
[누가복음 22 : 39~40]
마가복음 14장에서 어김없이 감란산을 향하여 예수님께서 발걸음을 옮기신다.
이에 그들이 찬미하고 감람 산으로 가니라
[마가복음 14 : 26]
그리고 그 유명한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가 이어진다. 예수님께서 붙잡히시기 전에 기도하셨던 겟세마네도 감람산 서편 기슭이다. 이 감란산에서 예수님께서 승천하셨다. 그리고 지상재림 하실 때, 올라가신 대로 오신다고 하셨으니 감란산으로 오실 것이다. 감란산에 무슨 비밀이 있기에 이 모든 어마어마한 사건들의 배경이 된 것일까? 이는 감란산에 비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기도가 깃들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즉, 이 모든 어마어마한 사건들은 모두 예수님의 기도가 바탕이 되어 일어난 사건들인 것이다.
기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성경에도 수많은 구절들이 기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선포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감람산을 이 중요한 기도를 이 땅에 심는 기도처로 삼으신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기도처를 정하고 기도를 해야할까? 어디에 있든지 매 순간순간 틈이 날 때 마다 기도하면 안 되는 것인가?
절대 안 된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매 순간순간 기도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다만, 기도처가 있을 때의 장점은 마음껏 부르짖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변 시선 신경쓰지 않고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독교 핍박이 심해져 기도가 불법이 되었을 때에는 목숨걸고 하나님과 교제하며 기도하는 비밀공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손양원 목사님의 막내 따님이 쓰신 '결국엔 사랑' 이라는 책에서 자신의 어머니, 즉, 손양원 목사님의 사모님의 기도처에 대해서 쓰신 구절을 인용하며 이 묵상을 마치고자 한다.
밀물이 썰물로 바뀌어야 들어갈 수 있는 섬이었다. 어릴 적부터 많이 들어왔으면서도 어머니가 눈물 뿌려가며 기도하던 곳이라는 것은 미처 몰랐다. 어머니는 금식기도할 일이 있으면 '달섬' 을 찾아 기도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신사참배 거부로 갇혀 있는 동안 어머니는 이곳에서 아버지가 계신 감옥소를 바라보며 기도했을 것이다.
"아부지 하나님, 우리 남편 신사 참배 하지 않게 해 주이소. 절대 믿음이 꺾이지 않도록 해 주이소!"
어머니의 애절한 기도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어려운 고비가 찾아올 때면 이곳에서 얼마나 애끓는 간구를 했을까... 큰 바위 밑을 들여다보면 어머니가 엎드려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것만 같은데, 바위 속 기도터는 임자를 잃어버린 채 빈 공간만 덩그러니 있었다. 우리는 달섬 기도처에서 숙연해졌다.
당신의 기도처는 어디인가?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는 어디인가? 이 나라 위해, 이 민족 위해, 교회 위해 무릎 꿇는 곳은 어디인가! 하나님이 그곳에서 만나주실 것이다.
※ 참고문헌 : 손동연, [결국엔 사랑], 헤럴드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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