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문법시간을 되새겨보자. 영어 문법책 어딘가에 '관계대명사' 내용이 있을 것이다. 선행사가 사물이면 which, 사람이면 who 를 쓰도록 되어있다. 선행사가 없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what 을 쓰라고 배운다.
이 관점으로 제목의 2가지 표현을 살펴보자.
I am what I am 에서 what 은 선행사가 없는 관계대명사이다. 그렇다면 I am who I am 은 어떨까? 일단, 여기서 Who 는 의문사는 아니다. 그렇다면 관계대명사일 것 같은데 선행사가 없다. 이녀석의 정체는 무엇일까?
각종 사전과 검색엔진을 돌려보면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선행사가 없어도 Identity, relation, social position 을 나타낼 경우 who 를 쓰는 것을 관용어구로 허용할 수 있다."
이 2가지를 번역기로 돌려보면 '나는 나다' 라는 동일한 의미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 2가지 문구가 성경적으로는 어떻게 해석이 될까?
'I am who I am' 은 다음 구절에서 나온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
God said to Moses, "I AM WHO I AM.
This is what you are to say to the Israelites:
'I AM has sent me to you.'"
[출애굽기 3 : 14]
I am who I am 은 하나님의 이름 '여호와' 의 뜻으로써 '스스로 있는 자' 라는 뜻이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이름은 정체성, 즉, Identity 인데, 하나님께서 자신의 정체성을 'who' 를 이용하여 이름에 나타내신 것이다. 스스로 있는 자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I am what I am' 은 어디에 등장할까?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But by the grace of God I am what I am,
and his grace to me was not without effect.
No, I worked harder than all of them--yet not I,
but the grace of God that was with me.
[고린도전서 15 : 10]
사도 바울의 유명한 고백 '내가 나 된 것' 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자신이 지금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다. 철저하게 수동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이끄신 분은 하나님이심을 강력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2가지를 비교해보면 천지차이이다. 아니, 천국과 지옥의 차이가 될 수 있다. 사도 바울이 "I am who I am" 을 썼다고 가정해보라. 자신이 '스스로 있는 자' 가 된다.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의 자신이 된 것을 고백하는 것과는 천지차이, 아니, 천국과 지옥 차이이다. 즉, 사도 바울은 자신이 스스로 있을 수 있는 창조주가 아닌, 철저하게 피조물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이 표현에 녹아있다.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전도서 12 : 1]
전도서에 청년의 때에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한다. 이를 기억한다는 것은 자신이 피조물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이 청년의 때에 창조주를 기억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스데반을 죽이는데 앞장섰던 것을 보면 무엇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예수님을 만난 이후 거듭난 바울은 철저하게 창조주의 은혜로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우리의 고백은 'I am who I am' 과 'I am what I am' 중 어느쪽인지 점검하자. 그리고 사도 바울과 같이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의 우리가 있음을 고백하는 크리스천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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