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살로니가전서 5장에는 데살로니가교회의 성도들을 향한 다양한 권면의 모습이 나열되어 있다. 이 모습 하나하나가 이 마지막 때를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권면임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한 단어가 눈에 띈다.
또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
And we urge you, brothers,
warn those who are idle,
encourage the timid, help the weak,
be patient with everyone.
[데살로니가전서 5 : 14]
이 말씀에서 "게으른 자들을 권계 하며"라고 바울은 선포하고 있다. 참고로 '권계'는 '훈계' 또는 '경고'이다. '게으른 자'에게 '훈계' 또는 '경고'를 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게으른 자'는 어떤 사람일까?
영어 말씀에 당연히 'Lazy'라는 단어가 쓰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게으른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영어 성경에는 'those who are idle'로 표현되어 있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idle'이라는 단어는 매우 익숙하다. 차에 시동을 걸고 액셀페달을 밟지 않은 상태의 엔진의 회전수를 'idle rpm'이라고 한다. 여기서 rpm 은 '1분 동안 회전하는 회전수'를 의미하는 단위이다. 자동차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idle rpm 은 650~800 rpm 정도에서 정해진다. 연비를 생각하면 idle rpm을 낮춰야 하지만, 너무 낮게 설정하면 엔진이 불안정하게 작동하여 시동이 꺼질 수도 있다. 이를 고려해서 적당한 회전수를 설정한다.
사실, 자동차의 성능을 평가할 때 idle rpm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자동차 성능의 주된 관심사는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힘), 최고 회전수나 연비 등이다. 이 항목들을 평가하는 구간은 운전자가 액셀페달을 밟고 차량을 운전하는 구간이다. 최대 출력은 액셀페달을 끝까지 밟은 Max rpm에서 나오게 되며, 최대 토크(힘)는 엔진마다 다르지만 엔진이 열심히 작동을 할 때 발생하게 된다. 이를 고려하면, idle rpm에서는 자동차 성능을 평가하는 영역이 전혀 아니다.
이 idle rpm 구간을 우리의 삶에 빗대어 생각해 보면, 누운 상태로 죽지 않을 정도만 숨을 쉬고 있는 상황과 동일하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이렇게 idle 하게 살아가라고 만드셨을까?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이다. 그리고 우리는 빛과 소금으로서 열매 맺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 자동차가 idle rpm에서는 어떠한 성능도 발휘할 수 없듯이, 우리도 idle 한 삶 가운데 어떤 열매도 맺지 못하고, 빛을 낼 수도 없고, 소금으로써 맛을 내지도 못한다. 운전자가 액셀페달을 밟아서 엔진이 뜨거워질 때까지 작동을 할 때 목표한 성능을 달성하듯이, 우리 또한 우리 삶 가운데 성령의 불로 가득해서 뜨거워질 때까지 말씀 묵상하고 기도와 찬양으로 채워질 때 비로소 열매 맺는 삶, 그리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삶을 살아낼 수 있는 것이다.
성경은 idle 하게 살아가는 '게으른 자'를 향해서 권계, 즉 경고하라고 한다. 이런 삶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과 거리가 멀 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가 이런 idle 한 삶을 살도록 유혹한다. '워라밸'을 운운하며 라이프를 워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워크를 자신의 idle 한 라이프의 수준으로 끌어내리게 만든다. 직장인의 꿈은 '퇴사'라는 그럴듯한 슬로건을 만들어서 퍼뜨린다. 이런 슬로건에 속아서 아무 생각 없이 퇴사를 하게 되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성경은 마지막 때에 깨어있으라고 한다. 이를 오해해서 눈만 뜨고 있으면 된다고 착각하지 말자. 눈은 뜨고 있어도 죽지 않을 만큼만 숨만 쉬고 있는 idle 한 삶을 사는 게으른 자를 향해서 경고하라고 성경은 명확하게 선포하고 있다.
좋은 차는 시동 직후 idle rpm에서의 상태를 평가하지 않는다.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가? 얼마나 연비가 좋은가? 주행 중 얼마나 정숙한가? 충돌 시 얼마나 안전한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된다. 우리도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얼마나 빨리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곳으로 갈 수 있는가? 말씀 하나 붙들고 얼마나 오랫동안 전진할 수 있는가? 얼마나 불평불만하지 않고 묵묵히 정숙하며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며 살아갈 수 있는가? 마귀의 공격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 삶을 살고 있는가? 이런 평가표에 우리의 삶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게으른 idle 한 삶은 이런 평가표에서 0점이다. 하나님 앞에 섰는데 우리의 평가표가 0점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는 슈퍼카의 성능을 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우리의 삶 가운데 게으른 idle 한 영역이 있다면, 그 영역에서 우리의 액셀페달을 끝까지 밟아보자. 우리 삶의 엔진의 최대 출력을 찍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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