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 묵상 - 039] 좁은 문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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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마태복음 7 :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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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은 굉장히 유명한 말씀이다. 교회 다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100번 이상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씀처럼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말씀도 없는 것 같다. 이 생명의 말씀을 묵상해보자.

우선, 마태복음 7장 7절 말씀을 보면 '문을 두드리라' 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문을 두드리고 열고 들어가야하는 것일까? 바로 '좁은 문' 이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말씀을 보면, 좁은 문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과 길에 대해서 '크고 넓어 그리로 가는 자들이 많다' 고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크고 넓은 멸망으로 가는 길과 문으로 갈까봐 조마조마 하신 것이다. 그러기에 일단, 우리가 멸망의 길로 가지 못하게 먼저 말씀하시고 나서 생명의 좁은 길과 좁은 문에 대해서 말씀해주신 것이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과 길을 살펴보자. 마태복음 7장 13절, 14절의 말씀을 정리해보면,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자가 적은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으로 들어라' 이다. 이 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일단,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찾는 자가 적은 문이 좁은 문이 아니다. 좁은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은 것이다. 단순하게 찾는 자가 적은 문만 찾으면 결국 '소수' 편에 서야한다. 하지만, 우리는 '진리' 편에 서야한다. 생명의 말씀을 오해하지 말고, 말씀 그대로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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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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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요 진리요 생명되시는 분이신 예수님께서 직접, 좁고 협착하여 찾는자가 적은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으로 이어지는 길로 오라고 하신다. 즉, 길 되시는 예수님을 따르라는 것이다. 다만, '그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라고 하시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신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어느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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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가복음 8 :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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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예수님을 따르려는 자' 들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라' 고 하신다. 우선, '자기를 부인하는 것' 이 어떤 것인지, 믿음의 선진인 사도바울의 고백을 통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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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도 중에 가장 작은 자라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였으므로
사도라 칭함 받기를 감당하지 못할 자니라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고린도전서 15 :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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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부인하는 것은 자신의 자존감을 낮추고, 전면에 나서지 말고 조용히 살아가라는 뜻이 아니다. 사도바울과 같이, 차마 '사도라고 칭함을 받을 수 없는 죄인 인 나' 를 '하나님 앞에서의 나' 로 세워주신 것이 '하나님의 은혜' 임을 고백하며, 그 은혜를 당당하게 나누며,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아닌, 하나님을 높여드리는 삶을 사는 것이다.

더 나아가 사도바울은 이렇게 까지 고백한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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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
[고린도전서 15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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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을 읽고,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도 날마다 죽어야 한다고 외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날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어떤 모습을 죽여야 하는가? '나' 라는 인간 자체가 다 죽어야 하는 것인가? 이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 없이 추상적으로 말씀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굉장히 구체적이다. 사도바울의 고백을 자세히 살펴보자.

사도바울은 분명히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라고 한다. 즉, 날마다 죽여야 하는 모습은 '예수안에서 너희에게 퍼져있는 나의 자랑' 이다. 생각해보자. 사도바울 급의 사람은, 이미 그 시대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유명인사이자, 수 많은 사람들의 자랑거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사도바울은 이 자랑거리에 대해서 '날마다 죽노라' 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씀 외에도 사도바울은 자랑거리에 대해서 명확하게 선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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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자랑할 데가 어디냐
있을 수가 없느니라
무슨 법으로냐 행위로냐
아니라 오직 믿음의 법으로니라
[로마서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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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자랑도 하면 안 되고, 자랑거리는 모두 다 죽여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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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일에 대하여 자랑하는 것이 있거니와
그리스도께서 이방인들을 순종하게 하기 위하여
나를 통하여 역사하신 것 외에는
내가 감히 말하지 아니하노라
그 일은 말과 행위로
표적과 기사의 능력으로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졌으며
그리하여 내가 예루살렘으로부터 두루 행하여
일루리곤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편만하게 전하였노라
[로마서 15 :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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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바울은 오히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일에 대하여 자랑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자신이 감히 스스로 해낸 것이 아닌, 사도바울을 통해 역사하신 그리스도와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선포하는 것이다. 이것이 자신의 자랑거리를 날마다 죽이며,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드러내는 '자기를 부인하는 삶' 인 것이다. '나' 라는 인간의 모든 모습을 숨기고 구석에서 남의 눈치를 보는 좀비같은 삶이 아니다. '나' 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며 '나' 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당당히 드러내는 삶이 자기 자신을 부인하는 삶의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사도바울이 자랑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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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갈라디아서 6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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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다. 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어떤 십자가인가? 사도바울에게 있어서 세상이 이 십자가에 못박혔고, 사도바울 또한 세상에게 있어서 이 십자가에 못박혔다고 한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분은 예수님이지만, 이 십자가에 사도바울을 포함한 세상이 모두 못박힌 것이다. 이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옛 사람은 죽고 새사람이 될 수 있다. 이것을 로마서 6장 6절에 사도바울이 정확하게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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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거니와
우리의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죄의 몸이 죽어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 노릇 하지 아니하려 함이니
[로마서 6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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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통해 우리가 새사람이 되면 죄에게 종 노릇을 하지 않게 된다. 즉,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예수 그리스도를 쫓으며 살아가게 된다. 우리를 이렇게 거듭나게하는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는 것이 사도 바울의 고백이다.

다시 정리하면, 나를 새롭게 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새롭게 거듭난 나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과 성령의 능력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역으로, 이를 드러내고 마땅히 자랑할 것을 자랑하는 것과, 나의 자랑거리는 날마다 죽이고, 내가 나된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면서 살아내는 모습이 사도바울이 보여준 자기를 부인하는 삶의 모습이다. 우리도 사도바울의 이 모습대로 자기를 부인하면서 길 되시는 예수님을 따라가자.

좁은 길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