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짜리 내치] - 3. 사법부
여호사밧의 내치의 꽃은 사법기관의 구성이다. 사법부에 대한 대한민국에서의 정의는 이렇다.
"삼권분립주의와 법치주의에 입각하여 법을 해석하고 판단하여 적용하는 헌법기관."
즉, 입법권·행정권과 함께 국가의 3대 권력 가운데 하나인 사법권을 관장하는 부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권력을 독점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 같은 조직인 것이다. 그렇다고 법치국가에서 이 사법부를 없앨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사법부를 독립적으로 구성한다는 것은 법치국가로 일어서겠다는 굳은 결단인 것이다. 왕으로써 이미 절대권력을 갖고있던 상황에서 법치국가를 세운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왕인 자신도 이 법치 아래에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여호사밧은 이를 결단한 것이다.
또 유다 온 나라의 견고한 성읍에
재판관을 세우되 성읍마다 있게 하고
[역대하 19 : 5]
여호사밧은 사법부를 구성하는데, 예루살렘 한 곳에만 대법원을 세우지 않고, 각 성읍마다 재판관을 세웠다. 이는 권력의 분산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각 지역에서의 사건을 각 지역에서 해결함으로 재판의 지연을 방지하고, 즉각적인 판결을 내려줄 수 있다. 법적 싸움은 지연되면 지연될 수록 혼란만 가중시키므로, 각 지역에서 즉각적인 판결을 내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재판관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재판하는 것이
사람을 위하여 할 것인지
여호와를 위하여 할 것인지를 잘 살피라
너희가 재판할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하심이니라
그런즉 너희는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삼가 행하라
우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는
불의함도 없으시고 치우침도 없으시고
뇌물을 받는 일도 없으시니라 하니라
[역대하 19 : 6~7]
여호사밧은 사법부의 재판관으로 세우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선포한다. 이 선포를 들은 재판관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내가 재판관이 되다니! 엄청난 권력을 쟁취했다!" 라는 인간적인 기쁨으로 가득찰까? 결코 아니다. "나의 재판 가운데 불의함도 없으시고, 치우침도 없으시고, 뇌물을 받는 일도 없으신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 정신차리자." 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즉, 이들의 권력욕을 강력하게 스스로 억제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호사밧은 재판관을 어떻게 세웠을까?
여호사밧이 또 예루살렘에서
레위 사람들과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족장들 중에서 사람을 세워
여호와께 속한 일과
예루살렘 주민의 모든 송사를 재판하게 하고
[역대하 19 : 8]
우선 그 출신성분의 다양화를 모색했다. 재판을 할 수 있는 무리들 중에서 한 무리만 택하여 재판관으로 세울 경우, 판결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그래서 여호사밧은 레위사람들, 제사장들, 이스라엘 족장들 중에서 재판관을 세웠다. 이는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을 대법원장이 3명, 국회에서 3명, 대통령이 3명을 지목해서 임명하는 것과 같다.
이들에게도 역시 여호사밧은 자신의 권력에 취하지 말고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할 것을 선포한다.
그들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너희는 진실과 성심을 다하여 여호와를 경외하라
[역대하 19 : 9]
더 나아가 법의 목적에 대해서 짧고 굵게 정의를 내려준다.
어떤 성읍에 사는 너희 형제가
혹 피를 흘림이나
혹 율법이나 계명이나 율례나 규례로 말미암아
너희에게 와서 송사하거든
어떤 송사든지 그들에게 경고하여
여호와께 죄를 범하지 않게 하여
너희와 너희 형제에게
진노하심이 임하지 말게 하라
너희가 이렇게 행하면 죄가 없으리라
[역대하 19 : 10]
법의 존재의 목적은 "여호와께 죄를 범하지 않게 하여 너희와 너희 형제에게 진노하심이 임하지 말게 하라" 인 것이다. 죄인에게 죄값을 물어 피해자의 마음을 풀어주는게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로마서에서 '죄를 깨닫기 위함' 이라는 사도바울이 주장하는 율법의 목적과 동일하다.
우리가 알거니와 무릇 율법이 말하는 바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니
이는 모든 입을 막고
온 세상으로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 있게 하려 함이라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
[로마서 3 : 19~20]
여호사밧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각 분야별로 사법부의 장을 임명했다. 여호와께 속한 일은 대제사장이, 왕에게 속한 일은 유다 지파의 어른 이스마엘의 아들 스바댜가, 재판관들의 관리는 레위 사람들이 하겠다는 것이다.
여호와께 속한 모든 일에는
대제사장 아마랴가 너희를 다스리고
왕에게 속한 모든 일은
유다 지파의 어른 이스마엘의 아들
스바댜가 다스리고
레위 사람들은 너희 앞에 관리가 되리라
너희는 힘써 행하라
여호와께서 선한 자와 함께 하실지로다 하니라
[역대하 19 : 11]
이는 대한민국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의 삼권분립과 같이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즉, 지금까지의 왕정국가가 아닌,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가는 국가를 세운 것이다. 그렇다면 여호사밧은 왜 이렇게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고자 했을까?
이는 미국의 보수주의를 정확하게 정리한 러셀 커크의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 의 9장 '권력' 의 내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보수주의자는 무정부 상태의 혼란이나
폭정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정치권력을 제한하고 그 균형을 잡으려 노력한다."
"권력욕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어느정도 있고,
어떤 이들에겐 지나치게 웃자란
욕망이 되어버린다."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의 갈증이
결코 해소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잘 안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또 거의 평등을 이루었다 할지라도
인간은 언제나 권력을 추구한다.
그러한 불편한 사실을 수용하는 보수주의자는
윤리적 가르침과 훌륭한 법으로
이러한 권력욕을 제한하려 든다."
"인간은 명성, 영예, 권력을 갈구한다는 점을
충분히 수용하고
그러한 갈망을 정의, 질서, 자유의 길로
인도하려 노력해야한다.
적절히 보호, 견제, 활용되는 권력은
모든 개선을 이뤄내는 수단이다.
권력이 활용되는 동기와
그것의 남용을 견제하는 제도에 달렸을 뿐,
권력 그 자체는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이지 않다."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선과 악(죄)이 공존하는 존재이므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라는 것이다. 창조주의 형상(선)을 닮아 지음받은 아담이 선악과를 먹음(죄)으로 죄악이 들어왔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오고있는 것이다. 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보수주의가 시작되는 것이다. 즉, 성경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보수주의이며, 이는 여호사밧의 업적에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다. 즉, 여호사밧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이런 불완전한 인간은 서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욕을 억제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나아갈 때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는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이것이 여호사밧의 사법부이다.
※ 참고문헌 : 러셀 커크,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 지식노마드
'말씀 묵상 > 성경 인물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같은 제사장 '여호야다' - 001 (0) | 2021.05.04 |
---|---|
[여호사밧-005] 0점 남북관계 - 경제협력 (0) | 2021.05.02 |
[여호사밧-004] 0점 남북관계 - 정략결혼, 잘못된 동맹 (0) | 2021.04.28 |
[여호사밧-002] 100점 내치 - 교육 (0) | 2021.04.22 |
[여호사밧-001] 100점 내치 - 국방, 안보 (0) | 2021.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