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믿음은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믿음으로 구원받기에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의 개념처럼 간주되기도 한다. 이런 믿음에 대해서 생각할 때 우리는 주로 '무엇'을 믿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러기에 사도신경과 같이 우리가 믿는 것에 대한 내용을 신앙고백의 형식으로 선포하는 것이다.
하지만 야고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믿음의 '상태'에 주목하게 만든다. 우리의 믿음이 살아있는지, 아니면 죽은 상태인지를 점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 기준이 바로 '행함'이다.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야고보서 2 : 17]
야고보서에는 이 행함의 다양한 예가 제시되었는데,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친 것과 기생 라합이 정탐꾼을 살려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2가지 사건을 세상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부르주아 아브라함이 아들을 살인하려고 했던 사건이고, 창녀 라합이 거짓말을 한 사건이다. 이 2가지 사건이 오늘날 발생했다면 이 두 사람은 '살인미수', '거짓 증언'에 의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라합의 업장은 압수수색을 통해 라합의 업장을 드나들던 단골손님들까지 만 천하에 드러나는 대박 사건이 되지 않겠는가? 어떻게 이 사건들이 '행함'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아브라함의 행함은 '순종'의 행함이요, 라합의 행함은 '하나님 편에 서는' 행함이다. 우리는 과연 하나님의 말씀에 얼마나 순종하고 있으며, 이 악한 세상 가운데 얼마나 하나님 편에 서는 삶을 살고 있는지가 우리의 믿음의 행함을 가름하는 좋은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브라함과 라합이 이토록 엄청난 '행함'을 발휘한 장소를 살펴보자. 아브라함은 제단을 쌓은 곳에서, 라합은 자신의 집에서 '행함'이 행해졌다. 우리도 믿음에 기반한 행함이 교회에서,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과 가정에서 모두 발휘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교회에서만 신실하게 행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온갖 핑계를 대며 세상사람들 보다 더하게 게으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교회에서의 모습을 자신의 삶의 100% 로 간주하고 있는 듯하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빛"이라고 말씀하실 때 정확하게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마태복음 5 : 14]
세상에서 행함이 없는 찌질한 모습을 성실하고 멋진 교회의 모습으로 감추려고 하지 말자.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멋진 '행함'을 통해 생동감 넘치게 살아있는 믿음의 소유자임을 증명하는 크리스천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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